필자는 고졸로 2016년 11월 줌인터넷을 통해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현재는 카카오페이에서 서버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회고를 공유하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2023년의 회고는 공유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거라 판단했다.
2023년 4월 대기업 퇴사 스타트업 입사
2023년 4월 속해있던 대기업을 퇴사하고 매우 얼리 단계 스타트업에 합류했다.
이 스타트업에 합류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관심있는 주식 도메인
2.
내 생각을 전부 읽는듯한 면접관의 질문과 능력있는 시니어
3.
압도적인 연봉
이 early 단계의 스타트업에서 겪은 일들은 인생에서 큰 교훈과 기준이 되었기에 따로 글을 작성하였다.
2023년 퇴사 준비
날짜를 잊지도 못하겠다. 6월의 월급날 2023년 6월 23일 금요일
25일이 공휴일이기 때문에 23일날 월급을 받았고, “캐쥬얼한 올핸즈” 미팅으로 스낵바 앞으로 전직원이 모였다.
자기소개와 하고있는일 간단하게 각오를 한 명씩 돌아가면서 이야기했고 대표는 회사가 망할 수 있음을 그래서 3개월 남았음을 공지했다.
도대체 그 미팅에서 각오와 자기소개는 왜 한건지 지금도 모르겠다.
대기업에서 퇴사할때 팀장님이 “잘 알아보고 퇴사하는거냐 가서 몇 달 만에 망하면 어떻게 할거냐”는 질문에 “3년은 버틴다고 최종면접에서 확인했다.” 라고 대답하는 내 모습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탈락
3월에 퇴사하고 4월에 입사하면서 그 사이에 3주간 해외 여행을 다녀왔다.
짧은 시간 동안 면접을 위해 가공된 내 지식은 그 여행에서 스트레스와 함께 모두 날아갔다.
이전 회사에서 일하면서 남겨둔 메모를 하나하나 읽고 정리하며 면접을 보았고 서류탈락, 1차 탈락 등 여러 탈락을 경험했다.
내 연차에게 기대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그 감을 잃어버렸다.
합격
카카오페이의 면접 시간은 약 2시간가량 진행되었다. 복기하기도 어려운 많은 질문이 오고갔으며 면접관이 총 5명 들어왔다.
입사하고 안 것이지만 카카오페이는 면접관 전원이 동의해야 합격한다.
면접 준비 어떻게 해야할까?
개발자에게 면접준비는 하루아침에 준비되는 것이 아니다. 면접을 위해선 지식도 지식이지만 내 업무를 가장 잘하는 것이 최고의 면접 준비이다.
•
왜 이 feature를 개발해야 하는지
•
개발할 때 어떠한 기술을 비교 했었는지
•
선택한 기술의 밑바닥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
선택하는 기술이 현재 프로젝트의 상황, 회사의 상황에 알맞은지
•
성능은 어떠했는지
•
모니터링은 어떠했는지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했었고, 그것을 잘 정리한다면 개발자만큼 이직이 쉬운 직군도 없는것 같다.
남의 것을 물어보는게 아니라 내 생각, 내 논리를 물어보는게 경력 개발자의 면접이다.
그래서 면접에서 떨어진다면 저 두가지중 무엇을 못했는지 혹은 아예 이런 질문들 조차 하지 않았던 것인지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
헤드헌터
나는 특정 헤드헌터 회사를 통해 2번이나 이직을 했었기 때문에 그 회사의 헤드헌터들을 상당히 신뢰했지만, 이번 이직에선 이 헤드헌터들을 모두 손절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나를 이용하는 것이고, 나도 나의 이익을 위해 그들을 이용하는 것이다. 즉 우리는 상부상조의 철저한 비즈니스 관계이다.
그런데 비즈니스는 신뢰 기반이고, 그 신뢰가 깨지면 관계는 거기 까지이다.
몇 년 동안 함께 했고 그런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내가 입사를 해야 특정 헤드헌터에게 수입이 발생한다. (입사 후 계약 연봉의 10~30%를 회사에 요구한다.)
그래서 그 헤드헌터를 통해 이직하지 않으려 한다면 매일 아침마다 전화하면서 설득하는데 이때 거짓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거짓말을 이미 지원하려는 회사의 인사팀과 크로스 체크를 통해 여러번 확인했다.
이제 헤드헌터를 신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링크드인에서 헤드헌터가 DM을 보내거나 연결을 요청하면 차단 버튼을 누른다.
성급한 일반화라 생각할 수 있지만,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지는 것이다. 그들을 차단해서 더 좋은(시간 낭비 할) 기회를 얻지 않는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적어도 나한텐 그게 빠르다.
서버 개발자 면접 합격을 위한 준비
면접 복기
면접에서 떨어진다면 힘들어하지도 말고 슬퍼하지도 말자.
다음 면접에 합격 할 확률이 치솟는 것이다.
내가 올바르게 대답했다고 생각한 질문들도 되돌아보자.
면접 복기를 시작한 이후로 모든 면접에서 합격하기 시작했다. 특히, 내가 잘 안다고 생각한 답변들도 다시 되돌아보는 작업을 했는데 미묘하게 정리가 안된 지점이 특정되어 그 지식을 모두 다시 채웠다.
언제나 오답노트는 나에게 필살기가 된다.
무엇을 대답하지 못했는지 그 대답에 필요한 지식들이 무엇인지 다시 살펴보자.
약 1시간 30분의 면접동안 18개 질문이 나온 회사가 있었는데 이 회사의 모든 질문을 디테일하게 설명할 수준이 된 이후로 모든 면접을 통과했다.
공부, 학습
간혹 개발자를 양성하는 학원에서 개발자들 커리큘럼을 보면 신기할 정도로 기초는 다루지 않는다.
어느정도 동의는 되지만 특정 기술을 깊게 파고들 때 그 기초가 없다면 더 깊게 파고들 수 없다.
나의 심리와 생각을 써둔 메모를 살펴보았을 때 나는 아래와 같은 특징이 있었다.
•
내 코드에 확신이 없다면, 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
내가 내 일에 자신이 없다면, 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
대체로 내가 뭘 모르는지 모를 때 문제가 발생한다.
지식의 유무는 3년차가 되면서 내 발목을 잡았다. 운영체제, DB, 네트워크, 수학 뭐 하나 빼놓을 수 없다.
나는 감사하게도 개발 스승님이 있고 이 스승님과 2020년부터 꾸준히 스터디를 매주 진행해왔다.
방대한 지식은 이 스터디를 통해 채워졌고, 그 지식이 내 업무로 이어지는 순간부터 내 코드에 확신과 내 일에 자신감이 깃들었다.
지식이 없는 겸손은 비굴함이지만, 지식이 있다면 겸손이 온전히 나의 겸손이 된다.
꾸준함
꾸준함을 이길건 없다. 개발자는 개발 지식과 개발 행위에 대해 꾸준함을 갖는 사람들이 해야 하는것 같다. 아마도 모든 직업이 비슷하지 않을까?
업무는 어떻게 해야할까?
첫 회사는 특정 프로젝트를 받아 개발이 완료되어 배포하면 더 손대는 일이 없었다.
대신 그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개발하고 run book을 작성하는 등 대부분의 업무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많은 회사들은 이러한 방식 보다도 개발이 완료되고 기능을 추가하고 트래픽이 늘어나서 이에 필요한 대응을 하고, 장애가 발생하여 이것을 적절히 대처하는 등
프로젝트가 성장하는 프로세스를 여러번 반복해서 경험하길 선호했다.
이 방향성은 어떤 회사를 선택해야 하는지 가이드가 되기도 한다.
안정적인 회사는 업무의 연속성을 주고, 자연스럽게 위 루틴을 여러번 반복할 수 있게 된다.
연봉 협상
스타트업과 달리 대기업은 연봉 테이블이 존재한다.
스타트업의 연봉을 대기업에 가져와서 인상해달라고 한다면 쉽게 통하진 않을 것이다.
망하기 일보 직전의 회사에서 이직할 회사 그것도 간절히 원하는 회사와 연봉협상을 할 때 매우 조마조마 했다.
면접은 붙었는데 연봉협상에서 불발되면 어떻게 할까? 라는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받은 연봉에 내가 역제안을 한다면, 근거를 꼭 붙이면서 미래의 동료 직원이니 최대한 매너있게 요구하자.
이미 합격한 다른 회사가 있어서 필자는 그 회사의 연봉 계약 내용을 간단하게 공유하고 협상했다.
그렇다고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지만 나는 대기업을 선택했다.
다른 회사의 연봉 차이가 나더라도 망하지 않을 회사를 선택하고 싶었으며, 네카라쿠배 생활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아마 몇 년간 이직 계획이 없지만, 그 먼 시간 후에 이직을 하게 될 나를 위해서 이 기록을 꼭 남겨두고 싶다.